류판동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
(아래 글은 지난 4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미국 Michigan수의과대학에 대한 AVMA 방문 평가에 우리나라 최초로 실제 참관한 참관기이다)
미국에서 수의학과대학에 대한 인증은 매 7년에 한번 미국수의사회 교육위원회((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Council of Education; AVMA, COE) 가 주관하는 현장실사(comprehensive site visit) 절차를 거쳐 유지되며, 현장실사는 인증을 신청한 수의과대학이 사전에 준비하여 제출한 수의학교육에 대한 11가지의 핵심사항(11 Standards)에 대한 자체평가서(Self-Study Report)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필자는 2012년 4월 22일 부터 26일까지 5일동안 미국 Michigan 주립대학 수의과대학에 대한 미국수의사회의 대학인증 현장 실사 위원회와 함께하며 실사 과정을 참관하였다. 보통 3박 4일간 진행되는 현장실사의 실사팀은 교육담당자, 임상가, 기타 대학인증 평가에 필요한 인사들로 구성되며, 이번 실사에는 AVMA COE 위원 4인(대학의 보직교수 2인, 임상가 2인)과 임원 1인, 캐나다 수의사회 대표 1인과 미시간주 거주 임상가 1명의 7명으로 구성되었다. 위원장은 AVMA COE 위원인 대학교수가 맡아 실사과정과 보고서 작성 전 과정을 주관하였다.
첫날인 4월 22일(일) 오후는 일차적으로 실사팀의 위원간 상견례겸 실사에 대한 사전교육을 위한 시간이며, 이때 실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소를 방문하기도 한다. 미시간 주립대의 경우는 1:30-4:00 까지 대학에서 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민간소유 젖소농장을 방문 실사하였다. 젖소농장에서는 교육기간, 교육내용, 1회 참여학생수 등 기본사항에 추가하여, 교육생의 안전 (신체적 안전, 이동중의 안전, 감염 등으로부터의 안전), 감염우 및 부검시설의 격리, 각종기록의 관리, 동물복지 현황 등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농장방문 후 실사과정에 대한 교육이 있었으며, 사전에 발송된 실사과정을 소개하는 교육용 영상자료(DVD)에 추가하여, 실사의 목적은 필수 기준을 충족하는 지 평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하는 데 있으며, 대학을 서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실사 때 면담하는 사람들은 서로 동등한 자격으로 만남을 기억하라는 위원장의 설명이 있었다.
둘째날인 4월 23일(월) 오전에는 대학의 현황을 소개받고, 소동물 및 대동물 병원 시설 및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점심때는 병원장 및 임상교육을 담당하는 대표 교수들과 식사를 같이 하였다. 주요 질문사항은 각종 시설의 규모 및 운영/활용 현황, 교육과정(AVMA선정 9가지 핵심역량의 교육 및 평가 현황, 임상로테이션 현황, 각종 교육시설 및 활용 현황, 진료 기록관리, 학생 및 근무자의 안전(마약류 및 항암제와 같은 위험약물, 동위원소, 부검시 학생의 안전 확보 정도), 약물의 관리, 학생과 환자와 그 보호자에 대한 복지 등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4월 23일(월) 오후에는 질병진단 센터, 교육개발센터, 도서관, 학생휴게실 등의 시설과 활용 현황에 대한 실사가 있었다. 특히, 질병진단 센터에서는 시설의 운영 및 안전(biosecurity)에 대한 점검이, 교육개발센터에서는 그 활용 실적에 대한 실사가 있었다. 도서관에서는 장서수, 저널구독 정도, 학생자습 공간, 문헌수집 서비스, computer-based teaching, 교수-학생간의 온라인 소통 현황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또, 연구 및 대학원 담당 부학장, 연구 및 대학원 교육관련 위원회 위원들과의 면담이 있었으며, 연구활동에 대한 수의과대학 학부 학생의 참여, 신임교수 교수 채용시의 연구비 및 시설 지원 현황, 학내외 각종 연구비 지원신청 건수와 선정비율, 기기구입비 지원, 대학원 교육과정, 외국과의 교육연구 교류 등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셋째날인 4월 24일(화) 오전에는 대학본부 보직교수와 조찬 면담, 교육 및 학생담당부학장과 면담, 입학관리 담당자와 관련 위원회와 면담, 수의대 학부생들(학년별로 3-4명, 총 15명)과의 오찬면담이 있었다. 본부 보직자와는 수의대-본부와의 행정적 관계, 교수 및 임상 요원의 보수 및 예산 현황, 학생등록금에서 단대에 배정되는 지원금, 인증준비 관련 제도 및 담당자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신입생선발과 관련하여 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평가항목, 선발과정의 공정성, 개별학생에 대한 배려 (예, Ph.D 소지학생, 혹은 장애학생에 대한 별도 프로그램, mentor-mentee 제도 운영유무), 학업성취도 평가제도 도입 여부(입학이후 졸업 및 이후의 성취를 연계하여 평가하는 가), 학업 수행 전단계를 연계한 평가 프로그램 여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교육 및 학생담당부학장과 면담에서는 교육과정위원회의 구성, 학점인정제도, 특별학위제도 과정 (DVM-Ph.D, 축산-수의학 연계 등) 여부, 강의 및 실습 평가 제도 및 평가 결과의 공개 및 활용 현황, 강의자료의 공개여부 등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 수립되었는가 (예, 강의에 대한 불만을 학과장에게 표현하는 경로가 있는지, 과목별로 필수적인 현장실습은 수행되고 있는지, 시험이 너무 밀집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있는지, 핵심역량 획득에 필요한 현장실습/병원실습의 기회가 충분한지, 적절한 진로상담을 제공하는지, 미흡한 부분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하는지)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또한, 학생들과의 면담에서는 이전과정의 면담에서 나온 사안들을 다시 재확인 하는 과정이 많았으며, 핵심역량과 같은 학습목표의 제시 및 평가방법에 대한 인지 여부, 교육 및 캠퍼스 생활에서의 안전, 스트레스/재정/육아 관리, 장학금, 도서관 시설, 연구활동 경험과 관련 제도 인지여부 등에 대한 대한 확인이 있었다. 또한, 교육과정, 강의 및 병원실습에 대한 만족도, 등록금에 대한 적정성, 교육에서 부족한 부분, 교육성과에 대한 설문조사(outcomes assessment) 실시 여부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
4월 24일(화) 오후에는 성과평가(outcomes assessment)에 대하여 각 평가담당 task-force team 참여자와 합동면담이 있었으며, 대학원생, 인턴, 레지던트 과정학생들과의 면담이 있었다. 성과평가는 임상전 및 임상 과정, AVMA권장 9가지의 핵심역량 획득 여부 등에 대한 평가, 성과평가위원회와 교육과정위원회와의 연계운영 현황, 학내의 평가담당자와 평가주기 및 절차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대학원생의 경우, 연구활동과 여건에 만족하는지, 학위취득기간은 너무 길지 않은지, 연구활동에 안전은 보장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인턴과 레지던트에게는 교육에 얼마나 참여하며 그 과정이 적절한지, 받고 있는 임상훈련에 대하여 만족하는 지,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 지 등에 대하여 점검이 있었다.
4월 24일(화) 저녁에는 실사팀원들이 모두 모여 그동안의 실사에 대한 평가과정과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발표하고,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한 부분을 결정하고, 평가서작성 업무를 위원별로 분담하였다.
넷째날인 4월 25일(수) 오전에는 선발된 학생, 교수들과 각각 비공개로 개별 면담을 갖고, 오후에는 그동안 누락된 시설을 방문하고, 각 과별 주임교수들과 면담하고, 점심 때는 동창회 대표들과 오찬면담을 진행하였다. 선별된 일부 학생 및 교수들과의 비공개 개별면담에서는 그동안 각종 방문과 면담에서 확인된 사안들을 재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 혹은 쌓여있는 불만을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었다. 졸업한 동문들과의 면담에서는 대학교육에 대한 졸업생의 평가 의견(보강이 필요한 교육분야 등), 평생교육 현황, 졸업생과 재학생간의 교류, 인증절차의 적합성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4월 25일(수) 오후에는 차로 약 한시간 거리의 유기견 및 유기묘 관리 센터를 방문 그 현황과 학생교육과의 연계성을 점검하였다. 오후 3시부터 저녁까지는 실사팀만의 모임을 갖고 11가지 분야에 대한 실사평가서를 작성하였다.
다섯째날인 4월 26일(목) 오전에는 수의대 학장과의 마무리 면담을 갖은 후 이어서 대학본부 관계자(총장 등)와 마무리 면담을 하였다.
미국수의사회 인증과정은 1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오늘날 미국수의사회 교육위원회는 미국, 캐나다는 물론,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등 세계 전 지역에서 최고수준의 수의학 교육 인증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의 인증사업은 2012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지만 그 최종 목표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역량있는 수의사를 양성하는 데 있다. 의학분야에서 진행된 인증사업의 발전 경험을 살려 수의학교육 인증과정에서도 제1단계 5년의 기간 동안 먼저 낮은 수준의 인증기준을 설정하여 한국 수의학교육의 표준화를 이루고, 그 다음 단계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인증기준을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여러 대학이 연합하여 인증목표를 달성하고(학생중심 교육을 위한 미국의 웨스턴대학과 일본의 대학연합 참조),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두번만 반복한다면, 즉 지금부터 15년 정도 후에는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에서 세계 수준의 수의학교육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참관기는 AVMA 방문평가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참관한 기록으로 2012년 7월 6일 수의학교육인증원에서 주최한 ‘인증평가편람작성의 효율적 방안’을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하였다)